짓다

2015.04.22 등을 켜다

너와집속목수 2015. 4. 27. 01:44

1중대, 1팀, 1호차 등 숫자 1이 붙는다는 건 그 무리를 대표한다는 의미이다. 처음 1조도 그랬다. 김성수 선생님의 도움이 컸지만 만든 걸 해체하거나 뜯고 다시 하는 일이 적어서 2조보다 며칠 정도 공정이 앞서 나갔다. 그래서 호기롭게 3명이라는 인원을 2조로 파견 보낼 수 있었다. 중도 포기자가 많고, 부상자도 많아서 대충 봐도 일할 사람이 많지 않았고, 진도 차이가 크게 나는 것도 함께 배우는 입장에서 썩 유쾌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되레 역전이 되버려서 아침이면 어제 2조가 작업한 것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오늘 우리가 할 일을 어떻게 진행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늘 아침도 나가서 서까래 벤트와 수도관 연결한 모습 등을 훑어보고 왔다. 2조로 파견 보낸 인원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물건도 아니고 빌려드린 거 돌려주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조심스럽게 타이밍만 살펴보고 있다. 





오늘 우리는 어제 넣다만 전선을 끝내고 결선을 한 뒤 스위치와 등을 달라 선이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테스트하고, 서까래 벤트를 넣고 시간이 되면 단열재까지 넣을 계획이다. 


분전반에 테스터 스위치를 달고 각각의 회로가 제대로 구성되었는지 테스트 중이다. 종종 집에 있는 스위치를 교체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예전 생긴대로 그대로 끼워넣었는데, 이제는 6구 스위치도 어렵지 않게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회로 구성까지는 아직 자신 없다. 





누다락 개구부에서 얼굴을 내밀고 원장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팬션왕의 표정이 무척 재밌다. 첫 인상에서 떠오른  만화영화 UP의 주인공 할아버지가 보인다. 






배선 구성과 테스트가 끝난 뒤에는 쓰고 남은 시멘트 사이딩 조각을 파쇄해 자루에 담는 작업을 했다. 배울 게 없는 작업을 할 때는 몇몇 사람만 고정적으로 참여한다. 여러 이유에서 이런 작업을 기피하는 것이겠지만, 요런 거 할 때만 쏙 빠지는 사람을 볼 때면 가끔 무척 화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더 파괴적으로 해머를 휘둘렀다. 재미로 이러는 줄 알고 사람들이 오가며 혼자만 신나게 스트레스 푼다고 툭툭 던진다. 







오후에는 단열재를 시공했다. 서까래와 벽체에 들어가는 단열재 규격이 서로 다른데, 오늘은 우선 벽체만 끝내기로 했다. 유리섬유로 만든 것이라 들고 다니면서 작업하면 온몸이 따끔거리고 기관지도 약간 고통스럽다. 방진복과 마스크를 쓰면 좋지만 최소한 마스크만큼은 챙겨야 한다. 크기에 맞춰 적당히 자르고 솜 같은 부분을 사이에 밀어넣은 다음 타카로 양쪽을 고정하면 되는 작업이라 크게 어렵지 않지만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을 꽉꽉 채워넣어 혹시 모를 외풍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치지 못한 단열재 공사는 내일 오전에 마감하기로 하고 작업장을 정리했다. 오전에 단열재가 끝나고 오후에는 대전에서 열리는 건축박람회에 견학 가기로 했으며, 저녁에는 학원 전체가 모이는 회식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