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집의 뼈를 올리고 살을 채우는 과정이었다면, 오늘 할 일은 옷을 입히는 과정이다. 현재 외벽에는 타이벡 투습방수지와 레인스크린, 그리고 코너와 창틀 주변의 마감재만 부착된 상태다. 오늘은 여기에 목재 사이딩을 더해 나무집답게 꾸미는 작업을 진행한다. 동시에 며칠 전에 설명 들은 칼라타이 시공이 진행되었다. 


사이딩 작업은 골조가 끝난 뒤 진행하는 외장 마감이라고 할 수 있다. 골조가 어떤 재질이든 사이딩 소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집으로 변신한다. 나무, 시멘트, 벽돌, 흙, 타일, 철재 패널 등 다양한 재질로 여러가지 모양의 외장 마감재가 판매된다. 돈을 들이기만 하면 입이 벌어질 정도로 고급스럽게 꾸밀 수도 있지만 우리가 만들 집은 정식 집이 아니라 농막이다. 농사용 임시 거처라는 이야기다. 이런 집에 고급 마감재를 쓰는 건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금은 밋밋한 자재로 마감하게 된 점은 약간 아쉽다. 


마음 같아서는 파벽돌로 근사하게 쌓아 올리고 싶지만 이건 내 생각이고 학원이나 다른 교육생은 그렇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옅은 회색 시멘트 사이딩이 붙고 창문 위아래와 포인트 무늬에만 나무로 만든 채널 사이딩이 붙는다. 며칠 전부터 작업한 트림으로 사이딩을 붙일 기준은 준비해 둔 상태다. 채널 사이딩은 오일 스테인을 발라 햇볕에 잘 건조시킨다. 






건물 내부에서는 칼라타이를 잘라 붙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늘은 우리조 막내인 유종호씨에게 작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보라고 했다. 이십대 후반의 어린 친구인데, 늘 뒤에서 잔업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자신감을 조금 갖을 필요가 있어 보여 책임감 있게 나서 보라고 한 것이다. 

사이딩을 칠하고 들어가 보니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타이를 어느 위치에 붙일 것인지 조차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고, 전선관이 지날 자리를 조금만 따라고 한 것을 이미 죄다 1피트로 따버렸다. 우리가 만드는 집에서 칼라타이는 구조적인 보강의 역할보다 전선관을 마감할 케이블 타이 같은 역할이어서 모양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런 논의 과정에서 종호씨가 뒤로 빠져 있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레이아웃 방법과 부착 위치를 다시 설명하면서, 미리 종호 씨에게 귀띔해 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었고, 그렇게 칼라타이가 시공되었다. 대신 1피트로 넉넉한 여유부 덕에 전선관을 쉽게 넣을 수 있다. 






채널 사이딩은 바닥 면에서 3mm 정도 띄워서 시공을 해야 한다. 혹시 빗물이 침투하면 쉽게 빠져 나올 길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팬션왕회장이 합판으로 쐐기를 만들고 있다. 



예스도리 윤병규 형님이 포인트 벽에 사이딩을 붙일 준비를 하고 있다. 레인스크린을 못받이로 써도 좋지만 이것만으로 못자리가 나오지 않아서 레인스크린을 만들고 남은 자재로 못받이를 보강 중이다. 





반대쪽에서는 큰형님과 박백순형이 채널을 잘라 쌓아올리고 있다. 완성된 뒤 스스로 대견하고 즐거웠는지 크게 만세를 부르고 있다. 




어느덧 포인트벽의 채널 사이딩도 끝났다. 나머지 4면에는 연회색의 시멘트 사이딩을 붙인다. 다들 이 모양을 보고 근사하다 멋지다 말하는 통에 어깨가 살짝 우쭐했다. 채널 사이딩에 스테인을 칠하고, 분진이 폴폴 나는 시멘트 사이딩을 자르느라 좋지 않는 공기를 많이 마신 탓인지 다른 날보다 무척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외식을 하고며 큰형님과 팬션왕에게 조르고 있는데 윤병규 형님이 그럼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자는 제의가 왔다. 어떻게 하다가 기숙사 3인에 비기숙사 인원 4인이 모여 닭갈비집에서 식사를 했다. 모처럼의 외식이 즐거웠는지, 집으로 향하는 팬션왕과 큰형님의 발걸음이 상당히 가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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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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