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개월의 시간이 모두 지났다. 걱정스런 맘으로 차에 짐을 싣던 2월 23일 새벽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5월 22일이 되었다.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변화가 생겼으리라 믿는다. 우리가 지은 이동식 주택 두 채와 컨테이너 리모델링 하우스의 마감도 끝이 났다.
한마음 팀 청년 둘은 열심히 도배를 했고 어색하던 집을 예쁘게 단장해 내었다.
성오형은 문에 몰딩으로 무늬를 넣는 새심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왕년에 어떤 일을 했는지를 모두에게 어필했다.
다시멸치 후님은 집 아래 들어가 도로시의 집에 깔린 동쪽 마녀 코스프레(오즈의 마법사 참조)를 했다. 그라인더 불똥이 눈에 튀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다행히 동쪽마녀처럼 신발만을 남기고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화요일은 기숙사 쫑파티겸 후님의 생일 잔치가 있었다. 어느때보다 즐거웠지만 어느때보다 쓸쓸한 술 맛이었다. 수요일엔 비교적 젊은 사람 몇이 모여 맥주를 양껏 마셨고, 목요일엔 숙취를 이겨내고 마무리 작업에 매진했다.
팬션왕은 정자왕이 되어 정자 시공을 진두지휘했고,
성오형과 환영님은 야외 테이블을 만들었으며,
나는 김선생님과 남은 자재 정리를 이야기하다가 엉겁결에 배수구 보수를 담당하게 되었다. 오전에 노가다를 끝내고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미장 작업까지 마무리하고 보니 그동안 찜찜했던 배수구가 한결 깔끔한 모습이 되었다.
저녁에는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지난 삼 개월의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함께 고민했다. 고민은 짧았지만 테이블에 쌓이는 술병은 부족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 우리는 아무런 효력 없는 종이 한 장을 받으며 지난 삼 개월을 마무리했다. 우리 모두는 글자 몇 개가 인쇄된 종이를 받아 들며 그 어떤 정규 교육 졸업장을 받던 과거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그 무엇보다 값지게 느꼈다.
숙소로 돌아와 보령 큰 형님을 먼저 보내고, 김선생님을 모셔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숙취를 이기지 못하고 잠시 잠이 들었다. 저녁 9시쯤 잠이 깬 후님이 먼저 인사를 했고, 30분 뒤에는 나도 불 꺼진 숙소를 떠났다. 옆방에는 팬션왕이 자고 있었지만 굳이 깨우지 않고 문자로 인사를 했다.
3개월 간의 대전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너와집 시즌 1도 함께 끝이 났다.
시즌 2는 곧 다시 시작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