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바(louver)와 석고보드를 시공할 차례가 되었지만, 일부 OSB 시공 상태가 모~~옵~~시 불량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니 왜 이렇게 했대? 뜯어유" "이건 안 돼유" "먹선도 하나도 안 때리고, 스터드 자리도 표시 안 하고, 기본을 하나도 안 지켰네." 뭐 이런 지적이었다. 누가 맡은 부분인지도 모르는데 혼자 지적을 듣고 있자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잘라준 OSB도 있고, 일부는 내가 못을 쏜 곳도 있으니 내 탓이 적지 않은 셈이다.
지적 받은 곳은 3곳 정도. 그리고 내가 보기에 같은 문제가 있어 뜯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 곳이 두 곳 정도. 먹선을 때리고 스킬소를 가져와 못을 피해 자르고, 남은 부분은 손톱과 직소, 끌을 이용해 벽에 붙은 OSB를 북북 뜯어냈다. 뜯은 뒤에 남은 못을 빼는 것도 일.
다행히 8D 못이라 뽑는 게 불가항력은 아니었지만 못 뽑는 일만큼 짜증나게 허무한 일도 없다. 우마 위에 올라가 못을 뽑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 하기도 두어 번. 옆에서 오가며 그냥 밖아버리라고 한 마디씩 던지는 사람들에게 못 뽑으며 수행하고 있다며 조금 짜증난 티를 낸 모양이다. 내가 짜증나 보였는지 박백순 형이 본인이 잘못 시공한 거라며 미안하다고 한다. 다 같이 놓친 거지, 한두 사람의 실수겠냐고 말하며, 쓸데없이 '다 제 불찰입니다'라는 사족을 덧붙인 게 조금 찜찜하다.
그렇게 신나게 뜯고 재공사를 하다보니 3시를 훌쩍 넘겼다. 남은 시간에 석고보드 공사 마무리를 하는 것 불가능... 허리 몰딩을 붙이고, 어제 잘라둔 루바를 붙이기 시작했다. 루바가 턱없이 부족했지만 사온 자재가 없어서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
오늘의 수확이라면 불필요한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기본을 지켜야 하다는 것과 못으로 스터드 찾는 방법이라 하겠다. 저녁에는 송철호, 강성오 두 형님의 권유로 치맥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뜯고 뽑고 맛보고 웃느라 사진 하나 못 남겼다. 나중에 큰 형님께 사진 공유를 부탁 드려야겠다.
생각해보니 오전에 찍은 동영상이 있긴 하다. 이걸 다시 보고 있으니, 오늘은 하루 종일 뜯게 될 것이란 복선이 숨어 있었다.
'짓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림과 몰딩이 끝나다 (0) | 2015.05.09 |
---|---|
2015.04.30 실내벽을 꾸미다 (0) | 2015.05.03 |
2015.04.28 내장 마감에 돌입하다 (2) | 2015.04.29 |
2015.04.22 등을 켜다 (0) | 2015.04.27 |
2015.04.21 선을 넣다 (0) | 2015.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