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반 두 채가 거의 마무리되고 이제 실내 단장만 하면 된다. 벽지, 마루, 화장실 타일, 등 정도가 남았다. 벽지와 마루는 전문가를 불러 시공하고 타일과 등은 집이 현장으로 이동하면 그때 시공을 한다. 아무튼 우리가 할 일은 이제 끝난 셈이다.


일부는 정자 제작과 준비 작업을 위한 현치도에 빠졌고, 일부는 컨테이너를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에 투입되었다.주차장 관리실로 쓰던 낡은 컨테이너를 집처럼 꾸미는 작업이다. 벽체를 세우지만 않았지, 지붕이 올라가고 벽 안팎으로 마감이 된다는 점에서 교육 과정을 되풀이하는 작업이다. 물론 그렇게 볼 수만은 없은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눈치다. 그래도 이왕 하는 것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덤볐고, 약간 보탰다. 다른 일을 하느라, 다른 생각을 하느라 많이 참여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어디 아쉬운 게 그것뿐이랴.

그래도 재미있는 작업이었고, 흉물스런 컨테이너가 어엿한 집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목조주택을 세울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이었다. 

작업은 거의 마무리 되어 간다. 모르는 사람이 봐서는 어떤 게 목조주택이고 어떤 것이 컨테이너 리모델링 집인지 구분할 수 없는 모습이 되었다. 집 아래 들어가서 정리를 하다가 눈에 불똥이 튄 병후씨나, 조용히 안팎에서 일하던 2팀장님이나, 마감에 열심히던 용달형님과 하반장님도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다.

어쩌다가 '벤찌'를 잡게 된 나도 집 네 채를 다니며 전원 콘센트와 전등 스위치, 통신선 등을 정리하다 보니 나름, 아니 전체 교육 과정 중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치 않고 내가 맡은 것만 해도 되는 시간을 가졌던 듯하다. 누전차단기를 조립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내가 하던 작업을 누군가 "팀장은 다른 일 해야 된다"며 빼앗아 가지 않은 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오늘 오후에 실습장에서 본 모습은 두 채로 끝날 실습이 세 채로 마무리되었다는 기분이 들 만큼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 때문에 교육 일정이 살짝 꼬인 것은 아쉽다.  

 

이제 교육 일정도 다 마무리가 되었다. 3개월 동안 배운 것이 많지만, 배울수록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걸 새감 느낀다. 오죽하면 현장에 나갈 때는 이런 교육 받았다는 걸 숨기고 나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까. 그래도 3개월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고 믿고, 일단 부딪힐 생각이다.


구조는 다르지만 외형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집이 세 채로 늘었다. 

오늘의 BGM

"4월의 후유증"  -미스티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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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림과 몰딩은 우리말로 마감이랄 수 있을 것이다. 면과 면이 만나는 곳, 선과 선이 만나는 곳을 정갈하게 이어붙이는 일은 쉽지 않다.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시간이 돈인 건축 현장에서 이렇게 마감을 하고 있으면 갑갑한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몰딩은 이렇게 부재와 부재가 만나는 선의 아름답지 못한 부분을 감추는 데 쓰인다.

정신 없이 돌아가는 건축현장이라도 이 작업은 속도가 더뎌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교육생이 하는 일이니 실수가 잦고 속도가 느리기 마련이다.

교육이 막바지에 오면서 초반의 의지를 거진 소모한 까닭일까? 작업 속도가 이상하리 만큼 지지부진하다. 창 둘레에 몰딩을 하려면 4면을 동일한 부재를 이용해 일정한 폭으로 잘라 선이 정확히 일치하도록 붙여야 하건만 틈이 몇 미리미터 정도 벌어져도, 부재가 삐딱하게 붙어도, 2~3면 정도 작업하고 남은 곳이 있어도 고민 없이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 버린다.

내가 하던 일을 남이 마무리하고, 남이 하던 걸 내가 마감 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작업 속도가 늦어진 탓인지 2조 팀장님이 1조 주택 마감 작업에 자연스럽게 투입되었다. 전체 교육생 중 절반은 계단, 데크, 컨테이너 주택 기초 작업, 그리고 뻐꾸기 방사에 관심이 더 많은지 여러 곳에 분산되었다. 

나무를 하나씩 켜고, 길이를 재어 모서리 부분의 곱지 않은 선을 숨기는 작업을 계속했다. 누다락 안쪽에서 퍼티를 갈고 있으니 마감이 영 부실해 보이는 곳이 몇 군데 눈에 띈다. 욕심 같아서는 뜯고 다시 하고 싶지만 자재도 그렇고 먼저 시공한 분의 기분도 좋지 않은 듯해 그냥 못 본 척 내려왔다.

 

 

누다락과 방은 개방되어 있는데, 두 공간을 구분하는 것은 고도와 난간뿐이다. 어쩌다가 난간 작업을 맡게 되었는데,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난간 길이를 6으로 나누니 150mm가 넘는다. 이러면 어린아이 머리가 빠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7로 나누란다. 재료를 자르고, 샌딩기로 다듬고 드릴로 피스 밖을 구멍을 뚫고, 임팩 드릴과 깔깔이(너트 같은 결속재를 조이고 푸는 렌치)로 끼워 맞췄다.

 

석고보드를 붙인 뒤에는 타카 자리나 이음매가 도드라지지 않도록 퍼티를 바라고 샌딩으로 사포질로 마무리해야 한다. 벽지가 붙는 것은 그 다음이다.  

 

누다락에서 사포질을 하고 있으면 숨이 턱턱 막힌다. 잠시 창으로 고개를 내밀고 밖을 보니 팬션왕이 몰딩을 자르고 있다.  

 

2조가 주말반 2기가 지은 주택에 들어갈 난간을 만들고 있다. 옆에서는 계단 스트링거 재단 방법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역시 주말반 2기 주택을 위한 것이다.

 

후님이 계단형 사다리 때문에 머리를 썩히자, 많은 사람이 한 마디씩 거든다. 오랜 고민 끝에 철물을 이용해 구조를 보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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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가 없어서 하다가 만 루바 공사(틀린 부분을 뜯고 재시공 하느라 못한 것이지만 대외적으로 자재 탓을 해야 한다)를 마무리해야 한다. 역시 부엌과 방 상단 석고보드도 계속해야 할 작업이다. 


2조가 쓰고 남은 짜투리를 가져다 놓기는 했는데, 저걸 쓸 수 있는 데가 있을런지는 아직 모르겠다. 



부엌을 책임질 방수 석고보드를 재단 중이다. 재단면의 방수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부서지기 쉬운 석고를 이런 모양으로 잘라 들고 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2조는 화장실 방수 공사에 매진 중이다. 방수의 답을 제대로 찾았을까? 




석고 보드 위에는 바로 벽지가 붙는다. 처음에는 실내용 페인트로 바로 마감하는 걸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지만, 어떤 경로였는지 묵살되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오늘은 아침부터 막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날이어서 특별한 것 없이 학원에 한 시간 정도 늦게 갖다. 물론 김성수 선생 노트북을 고친다는 핑계가 있긴 했지만 끝낸 뒤에도 한참을 뭉기적거리다 뒤늦게 학원으로 향했다. 학원에 도착해 노트북을 김성수 선생 책상 위에 두고, 출석카드를 찍고, 루바와 석고를 자르는 사람들을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하반장님 식구들이 2조 화장실 공사에서 퇴출되었다며, 안방 루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우선 대략 수량에 맞춰 890mm로 루바를 잘라 드리고 붙이는 작업을 도왔다. 안방 루바 공사가 끝난 뒤에는 현관 공사를 시작했다. 루바 한 묶음을 마이터소로 가져가 가장 긴 것대로 자른 뒤에 따낼 부분을 확인한 뒤 직소와 테이블소를 이용해 길게 디귿자로 파냈다. 다시 한번 멀티커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다. 그렇게 몇 개를 더 잘라다 공급하고는 점심 시간이 되었다. 


부엌쪽의 석고보드 공사는 거진 마무리가 되어 간다.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 오후부터는 학원과 기숙사의 모든 일정 휴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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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바(louver)와 석고보드를 시공할 차례가 되었지만, 일부 OSB 시공 상태가 모~~옵~~시 불량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니 왜 이렇게 했대? 뜯어유" "이건 안 돼유" "먹선도 하나도 안 때리고, 스터드 자리도 표시 안 하고, 기본을 하나도 안 지켰네." 뭐 이런 지적이었다. 누가 맡은 부분인지도 모르는데 혼자 지적을 듣고 있자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잘라준 OSB도 있고, 일부는 내가 못을 쏜 곳도 있으니 내 탓이 적지 않은 셈이다. 

 

지적 받은 곳은 3곳 정도. 그리고 내가 보기에 같은 문제가 있어 뜯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 곳이 두 곳 정도. 먹선을 때리고 스킬소를 가져와 못을 피해 자르고, 남은 부분은 손톱과 직소, 끌을 이용해 벽에 붙은 OSB를 북북 뜯어냈다. 뜯은 뒤에 남은 못을 빼는 것도 일. 


다행히 8D 못이라 뽑는 게 불가항력은 아니었지만 못 뽑는 일만큼 짜증나게 허무한 일도 없다. 우마 위에 올라가 못을 뽑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 하기도 두어 번. 옆에서 오가며 그냥 밖아버리라고 한 마디씩 던지는 사람들에게 못 뽑으며 수행하고 있다며 조금 짜증난 티를 낸 모양이다. 내가 짜증나 보였는지 박백순 형이 본인이 잘못 시공한 거라며 미안하다고 한다. 다 같이 놓친 거지, 한두 사람의 실수겠냐고 말하며, 쓸데없이 '다 제 불찰입니다'라는 사족을 덧붙인 게 조금 찜찜하다. 


그렇게 신나게 뜯고 재공사를 하다보니 3시를 훌쩍 넘겼다. 남은 시간에 석고보드 공사 마무리를 하는 것 불가능... 허리 몰딩을 붙이고, 어제 잘라둔 루바를 붙이기 시작했다. 루바가 턱없이 부족했지만 사온 자재가 없어서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 


오늘의 수확이라면 불필요한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기본을 지켜야 하다는 것과 못으로 스터드 찾는 방법이라 하겠다. 저녁에는 송철호, 강성오 두 형님의 권유로 치맥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뜯고 뽑고 맛보고 웃느라 사진 하나 못 남겼다. 나중에 큰 형님께 사진 공유를 부탁 드려야겠다. 


생각해보니 오전에 찍은 동영상이 있긴 하다. 이걸 다시 보고 있으니, 오늘은 하루 종일 뜯게 될 것이란 복선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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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로서 집을 짓는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일은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간다. 흔히 루바라고 하는 얇은 목재를 이용해 외부를 장식하고 벽지가 붙기 직전이 최종 마감재인 석고 보드만 붙이면 우리의 임무는 끝이다. 나머지 마루나 전열 필름은 전문가가 시공을 하고, 우리는 참관만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그 시간에 우리는 주택 진행 과정상 빠진 부분인 계단, 모임 지붕, 데크, 야외 테이블, 정자 같은 것을 만들기로 했다. 최종 마감까지 직접 하고 싶은 사람도 적지 않은 듯하지만 굳이 목수아카데미에서 배워야 할 부분도 아니고, 학원은 나름대로 미숙한 우리들 손에 맡겨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은 눈치다. 


오늘은 천장 석고보드와 다락 벽 공간의 OSB 시공이 마무리되었다. 동시에 화장실 방수와 문 부착, 창틀 케이싱, 루바 재단 등이 진행되었다. 문의 수직 수평을 잡는 것 말고는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었지만, 실내 마감 공정이라는 것이 더디고 일이 진행되는 건지 아닌지 애매하기도 해서 기운 나질 않는다. 게다가 많은 인원이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다보니 사람보다 공구가 바빠서 일 하나 하고 공구 찾아다니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내일이면 작업이 대충 마무리될 듯하다. 



가지만 앙상하던 큰 느티나무가 여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주말반이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데크를 시공했다. 근데 같은 규격의 자재로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사이즈가 맞지 않는 데가 있어 영 보기가 싫다. 



2조는 역시 우리보다 공정이 조금 빠르다. 아침이면 2조 집으로 가서 곳곳을 둘러본다.



왕국 건설을 위해 집 지을 곳을 찾는 듯한 장수말벌 한 마리가 집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집 안에 이런 녀석들이 도시를 건설하면 정말 큰 골치일 거다. 




루바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마감재다.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천장 루바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팬션왕은 허리 높이로 돌릴 몰딩 길이를 재고 있다. 


내가 전수한 주머니에 에어건 쏘기를 즐기고 있다. 잠깐 이러고 있으면 사타구니가 갓 분 발라놓은 애기 엉덩이마냥 뽀송뽀송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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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등을 켜다

짓다 2015. 4. 27. 01:44

1중대, 1팀, 1호차 등 숫자 1이 붙는다는 건 그 무리를 대표한다는 의미이다. 처음 1조도 그랬다. 김성수 선생님의 도움이 컸지만 만든 걸 해체하거나 뜯고 다시 하는 일이 적어서 2조보다 며칠 정도 공정이 앞서 나갔다. 그래서 호기롭게 3명이라는 인원을 2조로 파견 보낼 수 있었다. 중도 포기자가 많고, 부상자도 많아서 대충 봐도 일할 사람이 많지 않았고, 진도 차이가 크게 나는 것도 함께 배우는 입장에서 썩 유쾌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되레 역전이 되버려서 아침이면 어제 2조가 작업한 것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오늘 우리가 할 일을 어떻게 진행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늘 아침도 나가서 서까래 벤트와 수도관 연결한 모습 등을 훑어보고 왔다. 2조로 파견 보낸 인원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물건도 아니고 빌려드린 거 돌려주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조심스럽게 타이밍만 살펴보고 있다. 





오늘 우리는 어제 넣다만 전선을 끝내고 결선을 한 뒤 스위치와 등을 달라 선이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테스트하고, 서까래 벤트를 넣고 시간이 되면 단열재까지 넣을 계획이다. 


분전반에 테스터 스위치를 달고 각각의 회로가 제대로 구성되었는지 테스트 중이다. 종종 집에 있는 스위치를 교체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예전 생긴대로 그대로 끼워넣었는데, 이제는 6구 스위치도 어렵지 않게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회로 구성까지는 아직 자신 없다. 





누다락 개구부에서 얼굴을 내밀고 원장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팬션왕의 표정이 무척 재밌다. 첫 인상에서 떠오른  만화영화 UP의 주인공 할아버지가 보인다. 






배선 구성과 테스트가 끝난 뒤에는 쓰고 남은 시멘트 사이딩 조각을 파쇄해 자루에 담는 작업을 했다. 배울 게 없는 작업을 할 때는 몇몇 사람만 고정적으로 참여한다. 여러 이유에서 이런 작업을 기피하는 것이겠지만, 요런 거 할 때만 쏙 빠지는 사람을 볼 때면 가끔 무척 화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더 파괴적으로 해머를 휘둘렀다. 재미로 이러는 줄 알고 사람들이 오가며 혼자만 신나게 스트레스 푼다고 툭툭 던진다. 







오후에는 단열재를 시공했다. 서까래와 벽체에 들어가는 단열재 규격이 서로 다른데, 오늘은 우선 벽체만 끝내기로 했다. 유리섬유로 만든 것이라 들고 다니면서 작업하면 온몸이 따끔거리고 기관지도 약간 고통스럽다. 방진복과 마스크를 쓰면 좋지만 최소한 마스크만큼은 챙겨야 한다. 크기에 맞춰 적당히 자르고 솜 같은 부분을 사이에 밀어넣은 다음 타카로 양쪽을 고정하면 되는 작업이라 크게 어렵지 않지만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을 꽉꽉 채워넣어 혹시 모를 외풍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치지 못한 단열재 공사는 내일 오전에 마감하기로 하고 작업장을 정리했다. 오전에 단열재가 끝나고 오후에는 대전에서 열리는 건축박람회에 견학 가기로 했으며, 저녁에는 학원 전체가 모이는 회식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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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1 선을 넣다

짓다 2015. 4. 27. 01:01

20일 어제는 하루 종일 온 비에 모두가 늘어져서 강의실을 지켰다. 오전에는 이런저런 작업 관련 이야기를 했고, 오후에는 영상 하나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일부는 3층 휴게실에서 피곤함을 달랬다. 실내 작업이라 진행에 무리는 없었지만 옷을 적시는 비를 맞으며 현장을 오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듯했다. 그리고 저녁은 비를 핑계로 일찌감치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탓에 다음날 아침은 동네가 온통 안개로 덮였다. 5시에 일어나 조깅도 할 겸 옆에 전민동으로 달려가 담배 2갑을 사왔다. 


일찍 일어난 때문인지 우여곡절 끝에 일과가 시작되었다. 비와 저기압 탓인지 어제는 평소처럼 마신 술이 몸과 마음을 더욱 힘들게 했다. 





원장님이 실내 배선에 대해 설명하는 동시에 어디에 어떤 스위치와 콘센트를 배치할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설명을 들은 대로  CD관을 배치했다. 콘크리드 구조에서 쓰는  것과는 재질이 조금 다른 것이다.  



2조는 현관 부분에 사이드 벤트를 넣고 있다. 본관에는 마룻대 벤트가 있어 사이드 벤트가 필요 없다고 한다.  



한편 배관을 마친 우리조는 입선 작업을 시작했다. 요비선이라고 불리는 선을 이용해 전선을 물린 뒤에 잡아 당겨 CD관을 전선으로 채우는 작업이다. 양쪽에서 두 사람이 밀고 당기면 큰 어려움 없이 입선 작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건물이 이보다 더 커지면 지금처럼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윤용훈 형이 들고 있는 것이 요비선이다. 매끄럽고 빳빳해서 CD관 속으로 밀어넣고 잡아빼기 좋게 되어 있다. 




배선과 결선은 참여도가 높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사전 작업인 드릴질은 그 중 3D인지라 팬션왕과 동규, 그리고 나까지 3명이 대부분 뚫어버렸다. 은근 힘이 드는 일이라 온몸이 움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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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조금 시작한 시멘트 사이딩을 오늘 마무리하기로 했다. 문양을 넣은 한쪽 벽을 제외하면 모두 직선으로 잘라 붙이는 작업이기에 크게 까다로운 작업은 아니다. 시멘트 사이딩을 자를 수 있는 보쉬 커터가 하나뿐이어서 자르는 일이 조금 더딘 것과 문양 사이에 사이딩을 각도에 맞춰 자르는 게 조금 번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에 일찍 나가 2조와 우리조의 작업 상황을 비교했다. 2조는 전선 배관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으며, 사이딩 작업도 꽤 진도가 나간 상태다. 밋밋하던 뒷벽에도 계획에 없던 사선을 두 개 더했다. 조금씩 붙였을 때는 영 폼이 나지 않던 시멘트 사이딩도 마감에 가까워지니 제법 근사하게 느껴진다.







시멘트 사이딩은 종이섬유와 시멘트를 섞어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판재라서 자를 때 분진이 무척 심하다. 다들 마스크나 버프를 쓰고 인상을 찌푸려 가며 재단을 했다. 분진을 반대쪽으로 날려버리기 위해 선풍기까지 동원되었다. 




45도로 정확하게 트림이 붙은 줄 알고 덤빈 동규씨가 살짝 고민에 빠져 있다. 옆에서 반반씩 나눠먹게 적당히 붙이고 실리콘의 힘을 믿으라고 했지만 그다지 담아 듣지 않는 듯하다. 



2조는 화장실 쪽문을 하나 더 내기 위해 완성벽 벽을 뚫는 작업을 시작했다. 톱 몇 가지만 있다면 크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4시가 다 되어서야 마지막 시멘트 사이딩 조각이 제자리를 찾았다. 너무 고민하지 말고 적당히 맞춰 잘라 붙이라고 해도 고집을 꺽지 않기에 과감하게 잘라서 양쪽에 모자란 부분을 나눠먹게 한 뒤 타카로 고정했더니 그제서야 꼼꼼함을 버린다. 완성된 벽이 마음에 들었는지, 과정에 함께 참여한 분들이 벽 앞에서 같이 사진을 찍자 한다. 

대각선 트림을 함께 붙인 정진경 형, 채널 사이딩과 시멘트 사이딩을 작업한 윤병규 형, 박백순 형이 벽 앞에서 빨리 오라며 손짓을 하기에 못 이기는 척 하며 속으로는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몇 분이 무엇을 형상화한 것이냐고 묻기에 바람개비라고 답했다. 뭐 거창하게 붙이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우물 井의 변형이나 마름모의 선을 방사형으로 확장했다고 하는 게 가장 적확한 표현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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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숙취를 달랠 겸 학원에 오자마자 커피 한 잔을 받아서 뒷마당으로 갔다. 어느 정도 외장이 끝나가는 두 채의 집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진다. 뒤쪽의 1조 집으로 가서 패티오를 열었다. 근데 뭔가 다른 생명체의 기운이 느껴진다. 두리번 거리다 창가에 앉아 있던 새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적지 않이 놀라서 나는 움찔거리고 새는 날개짓을 하다가 나와 가장 먼 곳 누다락 창으로 날아가 앉았다. 




좀더 다가가서 자세히 찍으려고 하니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날아올라 활짝 열려 있던 패티오 도어를 통해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창이 모두 닫혀있었는데 어디로 들어왔을까? 벌레 한마디 기어들어오지 못하도록 버그 가드까지 쳤는데...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이 현관문 손잡이 구멍이다. 나중에 실내마감이 어느 정도되면 달려고 그냥 둔 구멍으로 새가 큰 집이라도 발견한 줄 알고 들어온 모양이다. 




수업이 시작하게 전에 옆자리 사람들에게 아침에 집에 귀한 손님이 왔다갔다며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걸 지켜본 원장님이 예전 주말반 집에는 새가 알을 깐 적도 있다고 한다. 수업을 시작하고서는 천천히 뒤 언덕에 올라서 두 채가 나란히 선 모습을 전화기에 담았다. 




곧이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전선 배관 작업을 위한 구멍 뚫기에 나섰다. 원장님이 내려와 대략적인 설명이 시작되었는데, 워낙 많은 인원이 집 안에 몰려 한마디씩 거들기에 슬쩍 자리를 피해 반대편 벽의 시멘트 사이딩을 작업했다. 양보라기보다는 싫은 것에서 발을 뺐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다. 설명이 끝난 뒤에 막상 드릴로 플레이트와 스터드를 뚫어야 하는 일이 생기자 다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몇 명만이 남았다. 이런 건 즐겁게 일할 수 있지만, 알짜 정보는 놓치기 싫고 힘들고 먼지 뒤집어 쓰는 일은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빤한 속내가 얄밉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뚫고 따는 건 즐겁다. 팬션왕이 왜 이렇게 잘 따냐고 하기에 "왕년에 번호 좀 땄다"고 허튼소리를 했더니 허튼소리로 받아 들인다. 사람 재미없게 시리~~






시간이 나면 남은 목재로 작은 새집을 하나 만들어 집 주변에 달아줘야겠다. 사람도 비 피할 데가 없으면 이리 처량한데 몸 녹일 방법 하나 없는 짐승이 오죽했으면 이리로 날아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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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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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집의 뼈를 올리고 살을 채우는 과정이었다면, 오늘 할 일은 옷을 입히는 과정이다. 현재 외벽에는 타이벡 투습방수지와 레인스크린, 그리고 코너와 창틀 주변의 마감재만 부착된 상태다. 오늘은 여기에 목재 사이딩을 더해 나무집답게 꾸미는 작업을 진행한다. 동시에 며칠 전에 설명 들은 칼라타이 시공이 진행되었다. 


사이딩 작업은 골조가 끝난 뒤 진행하는 외장 마감이라고 할 수 있다. 골조가 어떤 재질이든 사이딩 소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집으로 변신한다. 나무, 시멘트, 벽돌, 흙, 타일, 철재 패널 등 다양한 재질로 여러가지 모양의 외장 마감재가 판매된다. 돈을 들이기만 하면 입이 벌어질 정도로 고급스럽게 꾸밀 수도 있지만 우리가 만들 집은 정식 집이 아니라 농막이다. 농사용 임시 거처라는 이야기다. 이런 집에 고급 마감재를 쓰는 건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금은 밋밋한 자재로 마감하게 된 점은 약간 아쉽다. 


마음 같아서는 파벽돌로 근사하게 쌓아 올리고 싶지만 이건 내 생각이고 학원이나 다른 교육생은 그렇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옅은 회색 시멘트 사이딩이 붙고 창문 위아래와 포인트 무늬에만 나무로 만든 채널 사이딩이 붙는다. 며칠 전부터 작업한 트림으로 사이딩을 붙일 기준은 준비해 둔 상태다. 채널 사이딩은 오일 스테인을 발라 햇볕에 잘 건조시킨다. 






건물 내부에서는 칼라타이를 잘라 붙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늘은 우리조 막내인 유종호씨에게 작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보라고 했다. 이십대 후반의 어린 친구인데, 늘 뒤에서 잔업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자신감을 조금 갖을 필요가 있어 보여 책임감 있게 나서 보라고 한 것이다. 

사이딩을 칠하고 들어가 보니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타이를 어느 위치에 붙일 것인지 조차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고, 전선관이 지날 자리를 조금만 따라고 한 것을 이미 죄다 1피트로 따버렸다. 우리가 만드는 집에서 칼라타이는 구조적인 보강의 역할보다 전선관을 마감할 케이블 타이 같은 역할이어서 모양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런 논의 과정에서 종호씨가 뒤로 빠져 있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레이아웃 방법과 부착 위치를 다시 설명하면서, 미리 종호 씨에게 귀띔해 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었고, 그렇게 칼라타이가 시공되었다. 대신 1피트로 넉넉한 여유부 덕에 전선관을 쉽게 넣을 수 있다. 






채널 사이딩은 바닥 면에서 3mm 정도 띄워서 시공을 해야 한다. 혹시 빗물이 침투하면 쉽게 빠져 나올 길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팬션왕회장이 합판으로 쐐기를 만들고 있다. 



예스도리 윤병규 형님이 포인트 벽에 사이딩을 붙일 준비를 하고 있다. 레인스크린을 못받이로 써도 좋지만 이것만으로 못자리가 나오지 않아서 레인스크린을 만들고 남은 자재로 못받이를 보강 중이다. 





반대쪽에서는 큰형님과 박백순형이 채널을 잘라 쌓아올리고 있다. 완성된 뒤 스스로 대견하고 즐거웠는지 크게 만세를 부르고 있다. 




어느덧 포인트벽의 채널 사이딩도 끝났다. 나머지 4면에는 연회색의 시멘트 사이딩을 붙인다. 다들 이 모양을 보고 근사하다 멋지다 말하는 통에 어깨가 살짝 우쭐했다. 채널 사이딩에 스테인을 칠하고, 분진이 폴폴 나는 시멘트 사이딩을 자르느라 좋지 않는 공기를 많이 마신 탓인지 다른 날보다 무척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외식을 하고며 큰형님과 팬션왕에게 조르고 있는데 윤병규 형님이 그럼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자는 제의가 왔다. 어떻게 하다가 기숙사 3인에 비기숙사 인원 4인이 모여 닭갈비집에서 식사를 했다. 모처럼의 외식이 즐거웠는지, 집으로 향하는 팬션왕과 큰형님의 발걸음이 상당히 가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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