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일을 배운다 하면 흔히 망치질과 톱질, 못질 같은 질에 대한 연구를 먼저하겠거니 한다.
나도 이 곳에 오기 전에는 그게 먼저일 줄 알았으나 첫 주는 머리가 절로 복잡해지는 목구조 이론과 자재 크기와 그것으로 집을 지었을 때 크기 계산 따위를 배웠다. 톱과 망치 같은 공구를 학원을 통해 구입하기는 했지만 쓸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셋째 주가 되어서야 공구를 들고 나가 학원 뒤 공터에서 연장 다루는 연습을 시작했다.
오늘은 드디어 톱질을 배우는 날. 나무에 반듯한 선을 그리는 일도, 그 선을 따라 나무를 반듯하게 잘라내는 일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지금껏 삐뚫한 생각으로 살았으니 톱질이 바로 되지 않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말 없이 톱만 켜고 있으니 조금씩 선이 바로 선다. '톱을 켜는 게 이런 거구나' 생각이 들 때쯤 수업이 종료되었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마음은 이미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우는 대목장이요, 도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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