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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15 봄에 만취하다
  2. 2015.03.18 산수유가 기지개를 켜다 1

봄에 만취하다

보다 2015. 4. 15. 00:57

생애전환기라 더 아름다운 봄꽃을 놓치기 싫어 보이는 족족 카메라에 담고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린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 하얀 자태가 감탄을 자아내는 배꽃, 은은한 초록빛이 비할 데 없이 고운 자두꽃, 길가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들, 화려한 봄의 정취를 오르가즘으로 이끄는 벚꽃, 며칠 사이 노란색이 하이얀 홀씨로 변한 민들레 그리고 음란해 보일 만큼 색기를 내뿜던 4월의 동백까지...




봄의 시작을 알린 산수유




밤 사이 과수원에 내린 함박눈 같은 배꽃


추억을 되새기게 한 고속도로 옆 개나리



부지런한 매화와 뒤엉벌



옆집 대문 옆에 소복하게 핀 꽃잔디



딸내미 털모자 장식처럼 생긴 민들레



벌써부터 잘 익은 오얏냄새가 나는 듯한 자두꽃



난지도 노을공원 길을 장식한 개나리



아직은 쓸쓸한 하늘공원 옆 메타세콰이어



봄비 내린 계룡산을 곱게 물들인 진달래



누덕산 머털도사의 민들레 홀씨



은평구 주민들을 불광천으로 불러낸 벚꽃



아침 운동 중 전민동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나무. 멀리서 장미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조금 달라서 사진을 어머니께 보내드리니 동백이라 하신다. 자세히 보니 동백이 맞다. 이렇게 크고 화려한 자태를 적극적으로 뽐내는 동백나무는 처음 보았다. 대전 유성구 전민동 '몽마르뜨 언덕'이라는 삼겹살집 앞에 있는 작품이다. 



 

솜씨 좋은 공예가가 만들어 달아도 이보다 아름답지는 않을 듯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여인이 고운 속살결을 자랑하듯 큰 꽃봉오리가 교태를 발한다. 


구절초, 벌개미취, 쑥부쟁이 같은 내가 참 좋아하는 들국화가 피는 늦여름까지 이제 무슨 낙을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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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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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음력으로는 1월 28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유꽃이 조심스레 기지개를 켰다. 그제까지만 하더라도 꽃은커녕 꽃망울이 간지러운 속살을 부비적거리더니 단비에 힘을 얻은 모양이다.  


내가 어떤 짓을 하던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흐르며 만물은 변화한다. 세상 역시 나 따위는 아랑곳도 없다는 듯이 잔인하게 제 길을 간다. 흐르는 시간을 안타까워 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서로 갈 길을 갈 뿐, 매달리거나 바짓가랑이를 잡는 법이 결코 없다. 우리는 종종 시간과 삶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욕심과 착각에 불과하다. 내 시간이 느리든, 빠르든, 중요하든, 가볍든, 산수유 꽃잎이 한껏 기지개를 마친 뒤에는 개나리며, 벚꽃이며, 진달래며, 철쭉 등이 따사로운 봄볕 밑에서 한 해 살림을 준비할 것이다. 


봄의 정취를 즐기되 취하면 안 되고, 술을 즐기되 내일을 놓쳐서는 곤란하다. 


긴 목마름 끝에 내린 단비가 반가워 힘차게 발기한 산수유에게 새로이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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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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