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4 발전하다

짓다 2015. 4. 24. 06:35

생명은 산소 없이 살 수 없다. 산소를 부산물로 여기는 생명체도 있지만 산소를 소비하는 것과 생성하는 것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는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인데, 산소는늘 주위에 있는 것이고 가치를 따지지 않는 것이어서 귀한 자원인 줄 모를 뿐이다. 산소가 없다면 어떤 에너지도 생성할 수 없다. 빛, 열, 운동, 소리 등 존재하기 어렵다. 산소가 이런 에너지의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에너지 생성 활동에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보존 법칙에 산소가 필수항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산소가 없다면 에너지 보존 법칙을 정리할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다.  


현 시대에 인간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에너지는 수력, 화력, 원자력, 조력, 풍력, 태양력 이 따위 것이 아니라 전기력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른 에너지는 대부분 전기력을 생성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를 지배하는 힘은 중력과 전기력, 자기력으로 구분된다. 최근까지 우리는 중력이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서야 전자기력이 중력보다 어마어마한 힘으로 우주를 지배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나무를 키우는 것은 태양과 지구의 산소 순환 과정이고, 우주가 길러낸 에너지의 응축체를 인간이 잘라 활용할 때 목재라는 말을 쓴다. 현재 내가 배우는 일은 목재를 이용해 집을 짓는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잘 지은 집이라고 해도 전기 에너지가 없다면 헛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전기를 배제하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누리는 게 배부른 일부 서구인들의 취미이라지만, 전기 역시 자연의 중요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전기 없는 삶이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삶이라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짓고 있는 6평짜리 농막 역시 마찬가지다. 상하수도, 가스나 기름, 통신 같은 시설이 없으면 그럭저럭 살 수 있지만 전기가 없다면 인간은 하루도 버티기가 힘들다. 


말이 삼천포에 갔다가 명왕성 외곽의 외소행성 지대까지 빠졌는데,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교육생들이 전기 설비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이었다. 조명과 전열, 냉난방까지 집이란 구조물에 생명을 더하는 에너지가 바로 전기인 때문이겠지. 


강의실 벽은 OSB로 거칠게 마감이 되었는데, 이를 이용해 전기 회로 구성 시범이 펼쳐졌다. 이런 수업을 위해 OSB를 노출시킨 건 아니겠지. 아무튼 원색들의 열의가 대단하다. 원장님을 둘러싸고 수업을 듣느라 제 자리에서는 뭐 수업 내용이 보이지가 않을 정도다.



등 2개가 연결된 스위치 회로를 구성했다. 평소 스위치 박스를 교체할 때 왜 이런 식으로 전기선이 구성되어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있는 그대로 회로를 재현했는데, 요걸 배우고 나니 조금은, 아주 조금은 옥내 배선에 대해 알 것 같다. 지난해 친구 따라 일하러간 전기 현장에서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CD관과 콘넥타, 스위치 박스, 조인트 박스 같은 낯설지 않은 용어를 오랜만에 들으니 의정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친구가 생각나 사진과 함께 카톡을 보냈다. 



스위치 박스에 전기선을 연결하는 모습이다. 점프선은 무엇이고, 전선을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랜 테스터를 잡아봤고, 랜 툴로 케이블도 찍어봤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랜 케이블이 집안에 들어올 일이 많지 않다. 대부분은 광랜이 집으로 바로 찍힌다. 



수업을 듣고 남은 시간과 남은 전선을 이용해 '졸라맨'을 만들었다. 요런 깜찍한 장난을 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큰형님과 팬션왕의 관심을 받았다. 



BGM은 페퍼톤즈의 [공원여행]이다. "거 봐. 너 아직 그런 미소 지을 수 있잖아~" 





                                                                                                                             라일락이 피고 향을 내고 아름다운 색을 뽐내는 것도 전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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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마칠 예정이었던 릿지벤트가 천창 공사의 지연으로 인해 연기되었다. 다시는 쓸 일 없을 듯하던 천막을 주말 동안 뒤집어 쓰고 있어야 했다. 월요일 시작과 동시에 릿지벤트와 함께 지붕 공사 마무리에 돌입했다. 지난주만 해도 싱글이 부셔질까 조심스레 다루던 사람들이 이제는 과감하게 칼질이다. 스피드 스퀘어를 이용해 절단각을 세심하게 살피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서너장을 겹쳐놓고 주욱주욱 칼질을 한다. 




릿지벤트 자재는 플라스틱으로 엉성하게 만들어졌는데, 원예에서 쓰는 루바망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 자재를 지붕 꼭지점에 맞게 구부려 루핑건으로 고정하고 그 위에 6각형으로 자른 싱글을 양쪽 끝부터 붙여 나간다. 





중앙 마무리 공사를 앞두고 루핑건을 강탈 당한 조원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망치로 때려밖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살짝 일의 의욕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육각으로 연결되어 온 단판 싱글이 만나는 지점에는 싱글을 직사각형으로 잘라 붙인다. 네 귀퉁이에 루핑 못을 치고, 그 지점을 검정 실리콘으로 마감했다. 동규씨는 실리콘도 좀 쏴봤는지 대번에 퉤퉤 침을 묻혀 가며 곱게 마무리를 했다. 아쉽게도 히드라마냥 침 뱉는 사진이 없다. 



잘 씹어놓은 껌 두 개 정도 크기로 실리콘을 쏘고, 침을 흠뻑 묻힌 손가락으로 돌돌 비벼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꼭 침이 아니어도 좋다지만, 인간이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액체(체액)으로는 침만 한 것이 없다. 



오후에 비 소식이 있어 다시 천막을 씌울 위기에 놓인 2조를 위해 1조의 다크호스 박백순 형님과 예스돌이 윤병규 형님이 지원에 나섰다.  



오후에는 예고된 대로 비가 내렸다. 천창에 맺힌 빗방울이 운치를 더하는 현관에서 약간의 비를 맞으며 현관문 시공이 시작되었다. 현관문 시공도 패티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레이저 레벨을 이용해 수평 수직을 잘 맞추고 경첩과 문틈 완충재 사이에 있는 못 구멍을 이용해 고정한다. 고정이 끝나면 마찬가지로 발포 우레탄으로 틈을 꼼꼼하게 채우면 끝이다. 


말은 무척 간단하지만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서 김'성'생님도, 우리도 몇 번이나 머리를 긁적여야만 했다. 




비를 피해 방(?)으로 몸을 피한 형님들이 뻐꾸기를 방사하고 계신다. 손은 문틀을 잡고 있었지만 귀는 형님들의 뻐꾸기 가락소리를 향해 열어둔 채 일을 진행했다. 



레이저 레벨과 긴 수평자로 문이 제대로 섰는지 확인하고...



반대쪽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옆에도 다시 확인하고...



그러는 사이 천창에는 비가 예쁘게 맺혔고, 오전에 마친 싱글은 한 방울씩 낙수를 떨구기 시작했다.


 "어서와. 비는 이번이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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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0 선을 더하다

짓다 2015. 4. 22. 06:52

아침부터 분주한 날이다. 싱글과 릿지 벤트(마룻대 통기구) 등 지붕 공사 마무리를 서두르는 동시에 천창을 달아야 하고, 칼러 타이를 붙여야 하며, 아무것도 없는 집 왼쪽 벽에 문양도 만들어 넣어야 한다. 우리 조는 누다락 벽 때문에 컬러 타이 시공이 조금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실습에 앞서 스케치업 도면으로 작업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런 자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막상 작업이 시작되니 다들 우왕좌왕이다. 결국 칼라타이는 이튿날로 시공을 미뤄야 했다. 



천창을 위한 개구부를 뚫기 전에 사이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지붕 경사면의 길이가 짧아 위치를 잘 선정해야 간신히 창을 낼 수 있는 때문이다. 




먼저 공간을 확인하고 못을 밖아 개구부 꼭지점을 확인한다. 그리고 개구부를 보강한다. 개구부가 확보되면 천창을 올릴 차례다. 




과감한 팬션왕회장과 톱질하면 시키지 않아도 팔목을 걷어부치는 동규씨가 나서 개구부가 시원하게 뚫렸다. 싱글 작업은 아무도 진행하지 않고 모두가 천창 시공을 구경하느라 예정된 릿지 벤트가 완공되지 못했다.  




천창은 햇빛과 조망을 확보할 수 있어 무척 매력적인 아이템이지만 방수가 문제가 되기 쉽다. 천창의 윗면과 옆면으로 빗물이나 눈이 녹으면서 틈으로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천창에 포함된 부품으로 꼼꼼하게 시공하고 빌딩 테이프로 각 모서리마다 철처하게 마감을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아스팔트 싱글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천창은 지붕 마감재에 따라 선택이 기와용이나 싱글용으로 선택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싱글을 붙이고 있고 옆에서는 천창 마감을 하고 있다. 창 시공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서 조원 대부분이 이곳에 매달려 있었다. 나는 한쪽에서 다른 선을 살리고 있었다.



이지실 테이프 시공 방법은 기본 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래쪽 테이프를 먼저 붙이고 좌우를 시공한 뒤 마지막으로 비가 스며들기 쉬운 윗부분을 마감한다. 참고로 벨룩스의 천창은 이 사이즈의 경우 30~40만 원 정도다. 




모두가 천창에 관심이 쏠린 사이 정진경 형님과 벽면 장식을 만들었다. 모두 지붕에 매달려 있는 덕에 이 사람 저 사람이 참견하지 않아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이 모양은 태블릿 스케치 프로그램으로 대충 잡아본 것인데, 처음에는 마름모를 그릴까 했다가 선을 방사형을 뽑게 되었다. 다행히 팬션왕도 좋다 하고, 원장님도 엄지를 치켜 들기에 별다른 이론 없이 이 디자인으로 결정되었다. 무늬는 5 1/2인치 정도되는 데크재를 이용했다. 처음 하려던 2x4 방부목은 선이 굵지 않아서 좀더 굵고 힘 있는 재료를 학원에 부탁해 시공했다. 다행스럽게 레인스크린과 채널 트림이 마감선과 데크 바닥재의 두께가 일치해 선택이 용이했다. 






스케치업 도면으로 사각형 크기와 선 길이를 뽑았는데, 불행하게도 현장과 맞지 않는 부분이 몇 군데 있어, 결국 현장 맞춤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사각형 내부는 채널 사이딩이, 외부에는 시멘트 사이딩이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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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공사와 창 시공이 진행된 뒤에는 지붕 마감이 시작된다. 벽 외장 마감이 되기 전에 지붕을 먼저 마무리하는 까닭은 우천시 방수천막을 씌우는 작업을 생략해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스팔트 싱글(Asphalt shingles)올리기로 했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이만한 게 없다. 자세히 보면 고급지지도 않고 가루가 부스스 떨어지는 게 내구성도 썩 좋지 않아 보인다. 그마나 단판 싱글보다는 이중 싱글이 좀더 내구성이 좋다 하고 우리 역시 이것으로 지붕을 얹었다.

우선 싱글 크기에 맞춰 지붕 전체에 먹선을 그린다. 싱글에 있는 선을 기준으로 작업해도 좋지만 우리는 배우는 과정에 있기에 선을 하나하나 그리고 그 선에 맞춰 싱글을 붙여 나갔다.

우선 테두리를 주욱 맞춰 단판 싱글을 붙여 기준을 잡는다. 방수를 더하고 이중 싱글선이 삐뚤빼뚤할 때 이를 감추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싱글을 올리기 전에 할 일은 마룻대 통기구, 릿지벤트를 만드는 작업이다. 중앙선을 기준으로 스킬쏘를 이용해 1인치씩 길게 잘라낸다. 벽부터 타고 올라온 공기가 서까래 통기구를 거쳐 지붕 가운데의 릿지벤트로 빠져나온다.



지붕을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지붕 절반이 싱글로 덮였다. 재미난 건 내가 총이나 톱을 쥐고 작업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동규씨가 나타나 "형님 주세요. 제가 쏠게요"라고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일을 많이 해서 고생을 덜어주겠다는 느낌 보다는 '당신 하는 걸 보니 영 불안해서 안 되겠다' 뭐 이런 느낌의 접근이다.

절반까지 덮고 나머지는 이틀날을 기약하며 작업을 마무리했다. 마무리에 앞서 루핑건을 들고 팬션왕과 장난을 쳤다. 에어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니 위험한 장난이라고 지적하진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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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조와 창호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고 이제는 건물 외부에 옷을 입힐 차례가 되었다. 시멘트 보드를 이용해 시공한 페이샤에 흰색 페이트를 칠하기에 앞서 이음매 부분과 모양이 흉한 못자리에 핸드코트를 메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장 용어로 핸드코트는 '빠다'라고 하는데 정확치는 않아도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쓰는 듯하다. 아무튼 이 재료를 이용해 틈을 곱개 채우고 마르기를 기다려 사포로 표면을 다듬은 뒤에 페인트를 칠한다. 



한쪽에는 페인트를 칠하고 옆에서는 여전히 핸디코드를 바르고 있다. 인원이 많아서 여러가지 일이 동시에 진행된다. 잘 될 때는 분업이지만, 꼬일 때는 공정의 엇박자를 만들기도 한다. 원인은 달랐지만 레인스크린 시공이 대표적인 공정의 엇박자라 할 수 있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처마 밑에 공기 통로, 일명 소핏 벤트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우선 벤트 가이드를 디귿자로 잘라서 피스로 고정하고, 플라스틱 재질의 소핏 벤트를 크기에 맞춰 잘라 우겨 넣는다. 


벤트 가이드를 45도로 잘라서 직각으로 접기를 반복하면 디귿자 모양의 틀이 된다. 이를 소핏 네일러와 서브 페이샤에 고정시킨다. 



옆에서는 처마 길이에 맞춰 소핏 벤트를 재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얇은 플라스틱을 깨트리지 않고 재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어서 큰 형님 두 분이 무척 애를 먹고 있다. 



이렇게 재단한 벤트를 가이드에 쑤셔 넣고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도록 시작 부분에만 피스 고정을 한다. 이 뒤부터는 골에 맞춰 잘 끼워넣기만 하면 된다. 



2조는 우리와 달리 사이딩 우선 마감을 하기로 해서 처마 하단을 T&G 루바로 마감하고 사이사이에 연결 벤트를 시공했다. 결은 확실히 나무가 보기 좋지만, 하얀 플라스틱 마감도 크게 나쁘지 않다. 



소핏 벤트를 시공하는 동시에 두 분이 창 주위를 꾸미고 있다. 건물 모서리와 창호 주변은 모두 2X4 방부목을 이용해 둘렀는데, 이 과정만 보면 썩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하지만 사이딩이 모두 붙고 나면 제법 그럴 듯한 모양이 된다. 



한편 어제와 그제 시공한 창 주위를 발포 우레탄으로 채우는 작업도 진행되었다. 외풍이 심한 집에 살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창틀 주위를 엉성하게 마감하면 아무리 창을 꽁꽁 닫고, 유리창에 단열 뽁뽁이를 붙여도 황소 바람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발포 우레탄을 꼼꼼하게 쏘면 한겨울 외풍으로 짜증날 일이 덜 하겠다. 발포 우레탄을 쏠 때는 창틀에 물을 적당히 뿌리고 면적의 절반 정도만 채우는 것이 포인트. 물과 반응해 결합하는 우레탄을 빈틈 가득 채우면 구둣발에 밟힌 붕어빵이 단팥소 토해내듯 우레탄이 밖으로 뭉개뭉개 피어오른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우레탄 용기는 반드시 뒤집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옆 조가 쓰던 것을 받아왔더니 똑바로 세워서 썼는지 안에 내용물이 꽤 남았는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 정도면 처음 한 우레탄 시공치고 꽤 양호한 솜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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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4로 벽체를 꾸민 6평짜리 집에 가로 폭이 2미터가 조금 안 되는 테라스 창을 낸다는 게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지만 패티오 도어는 모두가 좋아하는 시설이고, 꼭 한 번은 시공을 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기본 개념은 일반창과 다르지 않다. 안쪽에서 봤을 때 왼쪽 창은 고정이고, 오른쪽 창만 개폐가 가능한 반 고정식창이다. 


창을 시공하기에 앞서 개구부의 아래쪽을 이지실 테이프로 꼼꼼하게 감싸 완벽하게 방수 처리한다. 제이드 페티오 도어는 아르곤 가스가 들어간 이중 창을 썼다. 에너지효율 3등급짜리로 보급형 창호 중에서는 조금 괜찮은 단열 효과를 지녔다고 한다. 


"패티오는 방수가 훨씬 중요해유, 이지씰을 자알 붙여야 해유!"라는 김성수 선생님 말에 테이프를 두 겹으로 발랐더니 "아유 왜 두 번이나 테이프를 붙였대유? 이건 지나쳐유~"라며 잔소리를 빼먹지 않는다. 




창호는 가격과 디자인뿐 아니라 단열 성능까지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한수 이북이나 산간 지방이라면 단열 등급이 이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따뜻한 남쪽 동네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無言의 운둔고수 윤용훈 형님이 시공에 앞서 패티오 창으로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시공에 앞서 헤더 부분에 T&G 한 장을 잘라 덧댔다. 크리플 스터드 대신 2X 목재 3장을 올렸지만 개구 사이즈가 조금 커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쐐기를 4~5개 정도 올리고 창을 위치시킨 뒤 수평자로 대략적인 수평을 잡는다. 어느 정도 수평이 잡히면 창을 다시 내려서 위와 좌우에 실리콘을 두른다. 



창과 마찬가지로 아래쪽에 실리콘을 쏘지 않는 이유는 물이 사이로 스몄을 때 고여있지 않고 바로 빠져 나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다음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패티오나 문은 일반 창보다 수평 잡는 작업이 더 정교하게 진행된다. 조금이라도 수평이 맞지 않으면 창이 잘 열리지 않기 쉽고, 여닫을 때마다 삐걱 끼익 하는 소리를 낼 수 있다. 수평자로 수직 수평이 정확한지 살핀 뒤 레이저 수직수평기로 다시 확인한다. 



레이저 레벨은 임의의 벽면에 수직 수평선을 그려서 건설 현장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꽤 유용하게 쓰이는 장치다. 기계 자체의 수평을 정확히 맞출 필요 없이 중력 방향에 따라 알아서 수직수평을 잡기 때문에 매우 정확하고 또한 민감하다. 수직선이 정확하게 맞으면 위쪽 모서리부터 피스못을 밖는다. 



피스는 한 번에 모두 밖는 게 아니라 수시로 수직수평을 확인하면서 좌측(실외에서 봤을 때)부터 고정하고 우측을 고정한다. 



피스 고정이 끝나면 패티오 좌우에 이지실을 다시 한 번 붙이고, 그 다음 창 위쪽에 테이프를 두른다. 위쪽을 나중에 하는 이유는 테이프 이음매 사이로 혹시라도 물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들어올렸던 타이벡을 내리고 대각선 절개 부분을 이지실 테이프로 봉인하면 시공 끝이다. 



시공이 끝난 뒤에는 팀원들이 드나들며 문지방(?)을 밟아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임시로 보호대를 만들어 올린다. 비가 오면 살짝 들어서 실내에 넣어두고 문을 닫으면 그만이다. 



패티오를 다느라 분주한 사이 지붕 후레싱(물이 마감재 사이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모서리 마감재)을 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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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다 2015. 4. 15. 00:10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김상용 1934년


창은 남으로 내야 제격이다. 창틀 시공에 대한 관심은 이상하리 만큰 높아서 다들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남기느라 정신이 없다. 이지실 테이프를 어떤 순으로 붙이고, 어떤 모양으로 따서 마감을 하는지 살짝 헷갈리기도 하지만 밑에서 위로 붙여서 물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흘러 떨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인 관건이라 하겠다. 



자세한 내용은 최현기씨의 [현장을 위주로 한 목조주택 시공실무]를 참고토록 하자.  






점심 시간에는 숙소가 궁금타는 몇 분을 초대해 점심을 대접했다. 찬은 제육볶음과 냉이 느타리 된장찌개다. 

제육이나 오징어를 볶을 때는 고추장을 일절 넣지 않고 고춧가루로만 맛을 내도 좋다. 야채는 맨 뒤에 아삭한 식감이 살도록 넣는 게 좋으나 이날은 고기가 너무 두꺼워서 투입 시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남은 양념에 밥까지 싹싹 비벼들 먹고 돌아갔다. 원톱 바이크 김동규, 유일한 경상도 남자 여승우, 정말 목사?님 박백순, 그리고 사진에는 없는 일꾼 유종호까지 4인이 방문 숙소가 크게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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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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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일 때문에 학원에 늦을 수밖에 없던 월요일 점심 시간쯤 도착하니 이미 서까래가 거의 붙어버렸다. 그리고 며칠 뒤 서까래를 OSB로 덮었다. 이제는 비를 맞아도 큰 탈이 나지 않도록 타르가 도포된 방수포와 고어텍스와 비슷한 일을 하는 타이벡 투습방수지를 시공할 순서다. 






병규 형님(네이버 블로그 예스도리)은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게 영 불안하신가 보다. 왼쪽 강사 김성수, 오른쪽 1조 팀장 조정제, 아래 윤병규 형님. 




오후 3시쯤 간단한 다과와 함께 음료를 즐기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었다. 간식 마련을 위해 1조 교육생 모두 10000원씩 갹출했다. 


2조는 우리보다 진도가 조금 늦어서 아직 OSB 시공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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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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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체를 다 세우고, 서까래와 마룻대를 올리기 전에 작업 편의를 위해 다락 공간의 장선과 OSB(T&G)를 시공했다. 천장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위치와 크기가 확정되지 않아서 일단을 크기에 맞춰 합판을 자르고 올린 뒤에 가못을 밖아서 고정만 시키는 것으로 작업을 마감했다. 


89mm 장선으로는 하중을 지탱하는 힘이 조금 약하기 때문에 2X4 장선을 이중으로 설치했다. 합판을 들고 이리저리 돌리며 끙끙 거리는 걸 본 원장님이 다가와 장선과 합판 길이가 수직을 이루도록 설치하는 게 맞다고 한 마디 던지고 내려갔다. 덕분에 작업을 수월해졌지만 잘못 자른 OSB가 마음을 찜찜하게 한다.


사다리는 나중에 결정되었는데, 개구부 1200x600이며 삼단으로 접히는 완제품 사다리다. 


사다리는 곧 시공이 완료된다. 


다락 부분의 이중 장선이 시공된 모습이다. 



다락 크기에 맞춰 스킬쏘로 OSB를 자른다. T&G는 3/4인치. 



요런 식으로 가장 긴 OSB를 장선과 반대 반향으로 올린다. 


가못으로 고정까지 마쳤다. 원래는 접착제를 바르고 8D 못으로 완벽하게 고정해야 하나. 다락 개구부를 나중에 뚫어야 해서 여기까지만 하고 마무리 작업은 뒤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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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와집속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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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다 2015. 3. 27. 09:02
여기서는 못을 밖지 않는다. 컴프레셔에 연결된 못총으로 못을 쏜다. 나무에 대지 않고 허공에 발사하면 멀리 날아가 꽂힐 정도로 위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만 한다. 처음에는 못총이 내는 굉음에 혼이 빠질 정도 였지만 이제는 다들 능숙해졌다고 생각하는지 쉽게 툭툭 밖아버린다.



그런 부주의 때문에 교육장 주변은 못 투성이다. 그래서 교육이 끝날 때쯤 스피커 우퍼에서 떼어낸듯한 커다란 자석을 이용해 못을 수거하란 지시가 내려왔다. 목줄을 멘 강아지처럼 줄을 달아 질질 끌고 다니면 잡석 사이에 숨어 있던 못이 철썩 들러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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